모든 상대방은 크고작은 깨달음을 항상 주는 존재이다

심리치료 모음 40

내 생각을 받아들이는 기준

ACT에서는 "생각이 유용하고, 쓸만할 때 사용하라"고 내담자들에게 제안합니다. 비합리적인 생각을 다루며 교정하는 치료작업은 ACT 이전의 인지행동치료(CBT)에서도 강조되어 온 것이지요. 그래서 CBT를 훈련한 상담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지의 타당성 평가 기준에 대해서 여기 남겨놓고자 합니다. 이것은 자동적 사고와 신념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고, "내 생각이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가"를 살피기 위한 것입니다.ACT에서도 생각(인지)의 탈융합 작업 중에 '도움이 되는 생각과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을 구분하기'의 활동이 있기도 하고, 아예 생각 자체를 '정신적 사건'으로 알아차리도록 하고, 절대적인 진실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접근을 하지요. 그리고 그 정신적 사..

심리치료 모음 2025.07.09

무감각을 이해하기

요 근래 내담자들이 제게 무감각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몇몇 생겼습니다. 무감각은 감정, 신체감각, 생각 등이 둔해지거나 마치 스위치가 '꺼진 듯' 차단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통 내담자들의 "OO(어떤 경험)이 느껴지지 않는다, 알아차려지지 않는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로 표현이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해리의 일종으로도 이해될 수 있는데요. 다미주 이론에서는 극단적인 스트레스, Trauma 상황에서 freeze, shut-down되는 반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무감각의 현상은 왜 벌어질까요. 바로 '느끼면 더 고통스럽다'는 경험이 삶의 흔적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ACT 이론가들이 그렇게 외쳐대는 잘 느껴며 살아야 한다는 기조와 반대가 되지요) 그리고 이런..

심리치료 모음 2025.07.07

'불안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인사이드아웃2 영화를 후배 선생님과 아주 감명깊게 본 기억이 납니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이 불안이(Anxiety), 부럽이(Envy), 당황이(Embarrassment), 따분이(Ennui)이죠. 사춘기가 되며 더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주인공 라일리가 여자아이라서 제게는 사춘기 시기에 겪는 정체감과 대인관계에서의 문제가 너무 잘 와닿았고요. 우리 사회가 불안을 너무 조장하여 그 영향력 아래 있는 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불안이 마음의 통제를 뺏어버리고 폭주하는 모습, 신념을 바꾸는 모습, 또 공황 증상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눈물이 철철 나오더라고요. 커가면서 제가 어머니한테 많이 타박받던 말 중 하나가 "왜 그걸 예상도 못하니?"였습니다. 나중에서야 저의..

심리치료 모음 2025.07.04

PTSD에 걸리는 사람과 안 걸리는 사람의 차이

지속노출치료(Prolonged Exposure, PE)는 성인과 청소년에게 효과가 좋은 증거 기반의 Trauma 치료법입니다. 이 치료는 Foa와 Kozak(1986) 감정프로세싱 이론(Emotional Processing Theory)에 근거를 두는데요. 사람들은 위협적인 사건을 경험할 때 그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하나의 공포 구조로 기억에 저장하게 됩니다. 공포 구조는 다음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① 자극 : 외상과 관련된 단서 ② 반응 : PTSD 증상이 되는 감정, 행동, 생리 반응 ③ 의미 : 위험.그런데 이 공포 구조가 잘못된 연합이나 왜곡된 의미로 인해 현실과 맞지 않게 활성화되면, PTSD 증상이 지속됩니다. 이러한 공포 구조는 심리치료에서 재구성되는 작업을 거치는데요. 그 작업이 가능하..

심리치료 모음 2025.07.03

심리치료에서 다루는 자기인식, Johari의 창

집단 리더와 집단원들에게 자기개방과 피드백에 대해 가르칠 때 사용되는 유명한 성격 패러다임인 Johari의 창은 개인치료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중략)1분면 : (자신과 남들이 알고 있는) 공개 자아 Open Area / Public Self (예: 말, 표현된 감정) 2분면 : (자신은 모르지만 남들이 알고 있는) 눈먼 자아 Blind Area / Blind Self (예: 말투, 무의식적 방어, 부정된 감정) 3분면 : (자신은 알지면 남들은 모르는) 은폐 자아 Hidden Area / Private Self (예: 트라우마, 수치심, 비밀) 4분면 : (자신도 남들도 모르는) 미지 자아 Unknown Area / Undiscovered Self (예: 억압된 기억, 잠재된 자아상) 사분면의 크기는..

심리치료 모음 2025.06.25

굳이 왜 놀고, 긍정 정서를 느껴야 하나요?

제목의 이 질문은 비단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 더 나아가 동물은 노는 속성을 지녔습니다. 동물원에서든 동물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든 우리는 동물들이 소위 노는 행동을 으레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저 한 생명체로서 단순히 보고자 한다면 노는 행위 자체는 그저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되기만 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뭔가 유용한 기능이 있으니 동물들에게 보편적으로 갖춰진 행위체계가 되었겠죠?놀 때의 우리 각성은 높아집니다. 그리고 유쾌함이 각성이 높아졌을 때 우리에게 감당 가능한 또한 감당하고 싶은 경험으로 인식하게 만들어줍니다. 쉴 때의 우리 각성은 낮아집니다. 또한 유쾌함이 각성이 낮을 때 우리에게 감당 가능하고 필요한 경험으로 인식되게 만들..

심리치료 모음 2025.06.21

뇌는 변화 가능하므로, 우리는 심리치료를 한다.

“이미 나는 글렀어요. 망했어요. 돌이킬 수 없어요. 원래 난 이런걸요.”심리치료를 하다 보면, 특히 우울의 증상이 있는 내담자들에게서 저런 뉘앙스의 말은 일상처럼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저런 말을 상담실에 와서 해준다는 것은 내담자로서는 다행이기도 합니다. 상담실에 와 있는 상태란 증상을 겪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비록 ‘혹시나 괜찮아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의식에 잘 나타나지 않거나 혹은 의식 아래에 있더라도 발걸음이 옮겨지는 무려 ‘행동’을 했다는 말이니까요. 내담자들의 저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나는 반복된 문제에 빠져 있고 나름대로 빠져나오려 노력했지만 실패했어요, 내가 가진 문제는 이미 습관이 되었고, 끊을 수 없는 패턴화가 되어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효용이 낮은 대처를 해보기만 하였거나..

심리치료 모음 2025.06.18

당신은 행한 대로 받게 된다

무슨 제목을 이리도 무서운 혹은 못마땅하게 다가오는 말로 적어놓았냐고요? 네. 우리가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되지 못하는' 이 지구 세계를 사람으로서 살아감에 있어서 진리에 가까운 격언일텐데요. ACT 서적에 나오는 말입니다.오늘은 ACT의 수용전념 중에서 전념행동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인생에는 '중간 휴식' 이 없다. 리허설도 없다. 이는 매순간 당신이 어떤 행동 패턴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 순간 행동 패턴이 구축되고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당신의 관심사에 맞는 더 큰 행동 패턴을 확립해 나가는 것은 유익하다. (중략) 자신의 마음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패턴이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라. 지금 어떤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면, 당신의 행동을 통해서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 패턴을 형성..

심리치료 모음 2025.06.09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 추구하기

ACT에서 가치(value)는 심리치료에서, 아니 더 정확하게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생생한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동기의 근간입니다.「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 책에서는 나의 인생이라는 버스에서 가치가 노선도를 의미한다고 metaphor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버스에 타는 승객은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며, 우리는 그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이지요. 승객들이 어떤 상태이든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든 버스는 결국 노선도가 제시한 목적지로 가는 것이 맞겠지요. 그런데 그 승객들의 요구나 승객들의 변덕에 휘둘러져서 버스가 방향을 잃고, 노선도가 의미 없어지는 지경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러한 상태가 바로 우리가 정신과적 어려움에 빠진 것으로 보면 됩니다.ACT에서 가치는 오롯이 나의 기질적 ..

심리치료 모음 2025.06.05

정서 알아차림을 제대로 알고 하기

여러분은 외부로부터 여러분의 경험을 바라보는 법을 배울 것이다. 정서 알아차림은 단순히 여러분의 정서에 집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분은 지금 당장 여러분의 정서를 민감하게 감지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즉, 여러분이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심지어 좌절해 있음을 이미 안다고 느낄 수도 있다. 여러분은 자신의 정서를 알아차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느낄지 모른다. 대신에, 여러분의 정서가 여러분을 압도하거나 혼란스럽게 보인다거나 또는 여러분이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아니면, 여러분의 정서가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알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여러분의 정서경험이 자신의 생각, 신체감각/느낌 및 행동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전한다는 ..

심리치료 모음 202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