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대방은 크고작은 깨달음을 항상 주는 존재이다

Act 19

내 생각을 받아들이는 기준

ACT에서는 "생각이 유용하고, 쓸만할 때 사용하라"고 내담자들에게 제안합니다. 비합리적인 생각을 다루며 교정하는 치료작업은 ACT 이전의 인지행동치료(CBT)에서도 강조되어 온 것이지요. 그래서 CBT를 훈련한 상담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지의 타당성 평가 기준에 대해서 여기 남겨놓고자 합니다. 이것은 자동적 사고와 신념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고, "내 생각이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가"를 살피기 위한 것입니다.ACT에서도 생각(인지)의 탈융합 작업 중에 '도움이 되는 생각과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을 구분하기'의 활동이 있기도 하고, 아예 생각 자체를 '정신적 사건'으로 알아차리도록 하고, 절대적인 진실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접근을 하지요. 그리고 그 정신적 사..

심리치료 모음 2025.07.09

'불안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인사이드아웃2 영화를 후배 선생님과 아주 감명깊게 본 기억이 납니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이 불안이(Anxiety), 부럽이(Envy), 당황이(Embarrassment), 따분이(Ennui)이죠. 사춘기가 되며 더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주인공 라일리가 여자아이라서 제게는 사춘기 시기에 겪는 정체감과 대인관계에서의 문제가 너무 잘 와닿았고요. 우리 사회가 불안을 너무 조장하여 그 영향력 아래 있는 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불안이 마음의 통제를 뺏어버리고 폭주하는 모습, 신념을 바꾸는 모습, 또 공황 증상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눈물이 철철 나오더라고요. 커가면서 제가 어머니한테 많이 타박받던 말 중 하나가 "왜 그걸 예상도 못하니?"였습니다. 나중에서야 저의..

심리치료 모음 2025.07.04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언젠가 YouTube에서 이 책의 저자이신 임아영 선생님께서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 패널 중 한 분이셨는데, 같은 직업이라 눈에 계속 띄고 하신 말씀들이 기억에 잔잔히 남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분은 누구시지?'하며 호기심으로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책입니다. 목차를 보면서 ebook이 아닌 실물 책으로 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갖고 있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이 책에서는 심리치료에서 내담자를 돕고자 하는 말이 자기 이야기를 하듯 또한 온화하고 담담한 톤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받아들이기 껄끄럽지 않도록 쉽게 적힌 점도 백미이고요. (제가 부러워하는 치료자의 특징을 다 가지신 듯 했습니다.) 책에서는 ACT와 DBT, 마음챙김, 긍정심리 등의 개념이 담겨 있습니..

책 리뷰 2025.07.02

감정이 학습과 자기성장에 미치는 영향

감정 체계는 학습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개인이 경험하는 감정의 폭이 넓어질수록 발달해가는 자기(self)의 감정 폭 역시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감정적이지 않은 상태보다 감정적인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더 많은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각성의 강도 역시 더 크기 때문에, 감정적 상태에서는 뇌 영역 전반에 걸친 조화로운 학습의 기회가 더 늘어난다. 그리고 그만큼 뇌 전반에 걸쳐 가소성을 증가시킴으로서 감정 상태는 자기(self)의 발달과 통합을 촉진시킨다. 그러므로 조절 경계에서 공동창조된 성장을 촉진하는 경험들은 행동화 속의 '정서적 요소'들을 증대시킨다. 더 넓은 범위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를 의식적으로 경험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증가하는데 이는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적응적..

심리학 모음 2025.06.17

자율성, 부모 계획대로 키워선 절대 발달할 수 없는 것

얼마 전까지 한참 떠들어대던 우리 사회 issue가 있었습니다. ‘7세 고시’, ‘4세 고시’. 나의 기대와 계획에만 철저히 맞춘 양육방식의 한 일면이지요. 물론 저것을 준비하는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 자녀가 별 탈 없이 크기를 바라는 마음은 분명하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사실 사랑이란 게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적합한 사랑의 표현과 제공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노릇이지요. 실은 저것은 부모가 행하는 회피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하는 실패의 경험, 낮은 계급이 될 것이라는 불안, 그로서 자신이 최고의 양육을 해주지 못한 부모가 된다는 두려움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지요. 근데 그것들로부터 회피하려다가 오히려 아이를 이르게 평가 장면에 가혹히 내몰면서 이 시기에 소화해..

심리학 모음 2025.06.12

당신은 행한 대로 받게 된다

무슨 제목을 이리도 무서운 혹은 못마땅하게 다가오는 말로 적어놓았냐고요? 네. 우리가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되지 못하는' 이 지구 세계를 사람으로서 살아감에 있어서 진리에 가까운 격언일텐데요. ACT 서적에 나오는 말입니다.오늘은 ACT의 수용전념 중에서 전념행동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인생에는 '중간 휴식' 이 없다. 리허설도 없다. 이는 매순간 당신이 어떤 행동 패턴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 순간 행동 패턴이 구축되고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당신의 관심사에 맞는 더 큰 행동 패턴을 확립해 나가는 것은 유익하다. (중략) 자신의 마음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패턴이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라. 지금 어떤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면, 당신의 행동을 통해서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 패턴을 형성..

심리치료 모음 2025.06.09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 추구하기

ACT에서 가치(value)는 심리치료에서, 아니 더 정확하게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생생한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동기의 근간입니다.「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 책에서는 나의 인생이라는 버스에서 가치가 노선도를 의미한다고 metaphor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버스에 타는 승객은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며, 우리는 그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이지요. 승객들이 어떤 상태이든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든 버스는 결국 노선도가 제시한 목적지로 가는 것이 맞겠지요. 그런데 그 승객들의 요구나 승객들의 변덕에 휘둘러져서 버스가 방향을 잃고, 노선도가 의미 없어지는 지경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러한 상태가 바로 우리가 정신과적 어려움에 빠진 것으로 보면 됩니다.ACT에서 가치는 오롯이 나의 기질적 ..

심리치료 모음 2025.06.05

정서 알아차림을 제대로 알고 하기

여러분은 외부로부터 여러분의 경험을 바라보는 법을 배울 것이다. 정서 알아차림은 단순히 여러분의 정서에 집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분은 지금 당장 여러분의 정서를 민감하게 감지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즉, 여러분이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심지어 좌절해 있음을 이미 안다고 느낄 수도 있다. 여러분은 자신의 정서를 알아차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느낄지 모른다. 대신에, 여러분의 정서가 여러분을 압도하거나 혼란스럽게 보인다거나 또는 여러분이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아니면, 여러분의 정서가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알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여러분의 정서경험이 자신의 생각, 신체감각/느낌 및 행동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전한다는 ..

심리치료 모음 2025.05.30

공이 싫어요!...?

저는 어릴 때 공으로 하는 운동들을 싫어했습니다. 배구, 피구, 농구, 배드민턴 등등뭐 대부분의 체육 활동들이 자신없었지만 유난히 공으로 하는 것들에서는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일단 공이 저에게 친절하지 않았습니다...아? 네. 그냥 ‘공은 나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제가 생각이 융합되어 있었습니다.그리고 저는 스스로 ‘운동능력을 하느님께 부여받지 않았다’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믿음이 생기진 않았겠지요. 계속 운동을 못하는 것을 평가받게 되는 상황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저 스스로 생각하는 게 인지적으로는 편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실 제 기억과 어머니의 과거 회상을 참조했을 때 저는 유아기에 공으로 놀아주던 사람이 전무하다 할 수준으로까지였기 때문에 그렇게 공으로 하..

2025.05.21

건강한 내적 경계(boundary) 추구해나가기

살다보면 나와 생각이 유사하고 대처방식을 비슷하게 추구해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실은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개 어린 시절의 경우는 아직 발달과정에 있고,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비슷하다보니 차이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쉽게 어울릴 수 있게 되는데요. 학교를 들어가고, 점점 학년이 높아지며, 사회에 나오게 되면서 남의 생각이 나와 같지 않구나를 뼈져리게 체감해가며 살게 되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객관성이나 보편성을 부여하는 관념들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마저도 나중에는 "아 난 이게 객관적이라 생각했는데, 이것만큼은 남들도 보편적으로 그렇다할 줄 알았는데..."하는 경우들이 종종 생깁니다. 이렇게 내가 추구하..

심리학 모음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