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대방은 크고작은 깨달음을 항상 주는 존재이다

심리학 모음 18

마치 벌어질 일을 짐작했다는 혹은 짐작해야만 했다는 착각

“내가 그럴 줄 알았어.”이런 말을 하는 중이라면 사후확신편향(hindsight bias)에 빠진 상태입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저렇게 말하는 때가 가끔 있죠. 이것은 어떤 일의 결과를 알고 나서 마치 그 결과를 처음부터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우리가 정말로 일어난 일의 결과를 미리 짐작할 수 있었을까요? 혹은 짐작했더라도 왜 그 예측에 따라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요?사후확신편향에 대해 심리학으로 설명하면 다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기억의 재구성(Memory reconstruction) : 기억은 한번 저장되면 변환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새로 기억에 입력되는 것에 따라 다시 구성되어갑니다. 그래서 어떤 일의 결과를 알게 되었을 때, 뇌는..

심리학 모음 2025.07.16

내가 경험했고,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의 인식은 꼭 정확하지만은 않습니다. 왜냐? 우리의 뇌는 정확할 것만 같은 오감의 지각마저도 어떨 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기제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다루는 학문인 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세계를 부정확하게 지각하게 만드는 편향(bias)과 휴리스틱(heuristic) 등의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필수로 가르거든요. 가볍게 떠올릴 수 있는 예를 보면, 물건이 사라지는 마술을 떠올려보세요. 분명 속임수를 간파해내려고 아주 주의를 집중해서 보지요! 하지만 그 물건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잖아요? 그렇게 우리의 눈은 쉽게 속습니다.뿐만 아니라 어떤 연구결과는 더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Zusne과 Jones라는 심리학자들은 한 연구에서 참가자..

심리학 모음 2025.07.14

내 육아에는 정서가 깃들어 있는가?

아이가 이 순간 무엇이 원인이 되었든 간에 좌절과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립니다. 혹은 무기력하거나 불평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그 아이를 마주한 상태입니다. 당신은 지금 이 아이에게 어떤 마음이 듭니까? 그 순간에 아이에게 드는 마음은 내 상태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내가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다정하게 무슨 일이니 하고 물으며 아이를 달래줄 수 있고요. 나의 할 일에 주의가 뺏겨 있을 때, 혹은 아이가 성가시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면 아이를 다그치거나 타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마음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면서 일관성을 보이려 할 수도 있겠지요.아이의 감정을 다뤄줄 때 양육자가 적절한가를 들여다보는 기준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먼저 공감. 아이의 마음..

심리학 모음 2025.06.26

감정이 학습과 자기성장에 미치는 영향

감정 체계는 학습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개인이 경험하는 감정의 폭이 넓어질수록 발달해가는 자기(self)의 감정 폭 역시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감정적이지 않은 상태보다 감정적인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더 많은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각성의 강도 역시 더 크기 때문에, 감정적 상태에서는 뇌 영역 전반에 걸친 조화로운 학습의 기회가 더 늘어난다. 그리고 그만큼 뇌 전반에 걸쳐 가소성을 증가시킴으로서 감정 상태는 자기(self)의 발달과 통합을 촉진시킨다. 그러므로 조절 경계에서 공동창조된 성장을 촉진하는 경험들은 행동화 속의 '정서적 요소'들을 증대시킨다. 더 넓은 범위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를 의식적으로 경험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증가하는데 이는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적응적..

심리학 모음 2025.06.17

자율성, 부모 계획대로 키워선 절대 발달할 수 없는 것

얼마 전까지 한참 떠들어대던 우리 사회 issue가 있었습니다. ‘7세 고시’, ‘4세 고시’. 나의 기대와 계획에만 철저히 맞춘 양육방식의 한 일면이지요. 물론 저것을 준비하는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 자녀가 별 탈 없이 크기를 바라는 마음은 분명하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사실 사랑이란 게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적합한 사랑의 표현과 제공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노릇이지요. 실은 저것은 부모가 행하는 회피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하는 실패의 경험, 낮은 계급이 될 것이라는 불안, 그로서 자신이 최고의 양육을 해주지 못한 부모가 된다는 두려움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지요. 근데 그것들로부터 회피하려다가 오히려 아이를 이르게 평가 장면에 가혹히 내몰면서 이 시기에 소화해..

심리학 모음 2025.06.12

정서 휴리스틱 : 감정 예측을 어림짐작으로 하기

우리의 미래의 정서(그것의 강도, 극단성, 지속 시간)에 대한 믿음은 우리가 현재의 감정과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의 하나라는 점에서 볼 때, 정서 예측은 정서도식치료 모델과 서로 연결된다. 이렇게 확연하게 편향된 예측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정서 예측 모델은 우리가 휴리스틱, 즉 주먹구구식 어림법에 기초하여 미래의 감정을 예측한다고 제안한다. 이는 자동적으로 유발되는 지름길의 규칙들인데, 많은 경우 우리를 편향된 예측으로 이끈다. 그중에 한 가지 휴리스틱이 '면역 경시(immune neglect)'인데, 이는 우리의 미래의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미래의 완화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는 경향성을 일컫는다(Gilbert & Andrews, 1998). 예..

심리학 모음 2025.05.23

건강한 내적 경계(boundary) 추구해나가기

살다보면 나와 생각이 유사하고 대처방식을 비슷하게 추구해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실은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개 어린 시절의 경우는 아직 발달과정에 있고,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비슷하다보니 차이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쉽게 어울릴 수 있게 되는데요. 학교를 들어가고, 점점 학년이 높아지며, 사회에 나오게 되면서 남의 생각이 나와 같지 않구나를 뼈져리게 체감해가며 살게 되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객관성이나 보편성을 부여하는 관념들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마저도 나중에는 "아 난 이게 객관적이라 생각했는데, 이것만큼은 남들도 보편적으로 그렇다할 줄 알았는데..."하는 경우들이 종종 생깁니다. 이렇게 내가 추구하..

심리학 모음 2025.05.16

'문제가 되는' 미루기(지연행동)에 대하여...

지연행동의 정의, 분류 및 측정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란 논문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권석만 교수님과 그 제자분이 한 연구로 한국심리학회지에 개재되어 있습니다.지연 행동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현상이라고 논문은 시작부터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중 적게는 50%, 많게는 무려 70~95%가 학업 장면에서 미룬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지연행동의 빈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4~20%의 성인이 만성적인 지연행동을 보인다고 합니다. 일단 가끔씩 일어나게 되는 미루기(지연행동)까지는 우리가 문제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성적이 될 경우, 혹은 만성적이 될 것 같은 조짐을 보이게 될 경우 우리가 주목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통계 결과가 생각보다..

심리학 모음 2025.05.14

애착대상, 그 의미와 역할은 한 사람의 삶에서 대부분이다.

애착이론에서는 중요한 타인과의 감정적 접촉을 추구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일생에 걸쳐 우리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일차적이고 본능적인 원칙이라고 본다. 그러한 의미에서 의존이란 우리가 벗어나야 하는 유년기의 특징이 아니라 타고난 인간됨의 일부이다. 애착인물과의 유대감은 타고난 생존 기제인 것이다. 애착대상의 감정적, 육체적, 혹은 표상적 존재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며 그에 반해서 애착 대상에 접근할 수 없다는 인식은 고통을 부른다. 타인과의 안정적인 감정적 유대는 불안과 연약성에 대한 자연 해독제이다. 긍정적 애착은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완충 지대 역할을 하는 피난처가 되며(Mikulincer, Florian & Weller, 1993), 성숙하고 유연하며 유능한 인격의 발..

심리학 모음 2025.04.28

순환 논리, 너무 당연해 벗어날 수 없는!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의 창시자 Linehan의 자서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학기 초반 그(교수)는 내게 내가 제시한 어떤 주장을 옹호해 보라고 주문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장을 펼치는데 그는 도중에 내 말을 끊었다.“학생의 주장은 순환적이에요.” 그는 말했다.“주장을 뒷받침할 정보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요.”순환적 사고(Circular Thinking)라는 말은 생전 처음 들었다. 교수님은 순환적 사고가 무엇인지 설명했고 나는 그때까지 내 사고방식의 많은 부분이 순환적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강의 중간에 일어난 일이라 내가 크게 당황했으리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순수한 기쁨이 마음 가득 차올랐다. 그렇다면 순환적 사고란 무엇인가? 본질적으로는 ..

심리학 모음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