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대방은 크고작은 깨달음을 항상 주는 존재이다

심리치료 모음

치료자도 상담 장면에서 유연하기

psyglow 2025. 12. 18. 16:12

출처 : Gemini

마음사랑 익스턴 과정을 하며 강의를 듣고, 슈퍼비전을 받으면서 저 또한 상담 과정에서 수용을 잘 놓친다는 인식을 자주 체감합니다. 무엇의 수용을 놓치느냐? 이 내담자들의 변화 속도와 내담자들의 적응에 대한 기대에 대한 것입니다. 상담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부터는 스스로를 치료자 중에선 욕심이 넘치는 스타일이라 평가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내담자의 변화 속도보다 더 앞서서 뭘 하려는 저를 자주 발견했기 때문이었거든요. 제 앞의 내담자를 지금-여기를 온전히 무게두며 시작점으로 삼기보다 ‘이걸 알고 나면 얼마나 좋을 텐데, 이걸 깨닫고 나면 얼마나 적응에 도움이 될 텐데하는 어찌 보면 제 기준에서의 긍정적 가치와 변화 방향을 밀어붙이려 했던 거지요. 그렇게 상담에서 해나가려 하는게 내담자에게 도움이 '진짜로' 되느냐를 늘 의식을 잘 기울이며 판단에 엮이지 않고 바라봐야 합니다. 목표가 참 좋고 예쁘지만 내담자에게  정작 초점이 벗어나 있게 되면 빚좋은 개살구처럼 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그러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걸 깨주려고 ACT 기반의 선생님들이 이런 이야기까지 하시지요. ACT 이론이 치료하는데 있어서 유용하지 못하고, 유연성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그 상담과정에서는 ACT 이론을 포기하라고요.

사실 이 블로그의 글들도 저런 제 치료자로서의 앞서나가는 욕구를 표현하는 하나일 수도 있겠습니다. 뭐 그러한 자기 자각은 수용하되 그렇다고 블로그를 그만둘 생각은 아직 들지 않네요. 제가 접한 지식의 유용성이 전달되거나 도움을 주게 될 것이냐 여부는 타이밍(혹은 인연)의 부분도 있을 테고, 보시는 분들의 맥락도 있을 것이기에 애착하지 않으려는 마음인 것이 하나가 있고요. 그 무엇보다 저 하나만 두고 보았을 때 애써 얻은 지식들이 혹여나 서글프게도 망각 과정으로 넘어가는 걸 붙잡고자 하는 의도가 주요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슈퍼비전을 받고 와서 또 이 책의 구절을 다시 복기하면서 내담자에 대한, 상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험에 대한 저의 수용을 더 부추겨보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엄마가 자녀에게 유연성 기술을 육성하고자 도우려하는 장면으로 썼는데요. 엄마 역할의 저에게도 또한 재양육의 역할도 포함하는 치료자로서의 저에게도 모두 잘 와닿는 예시였습니다.

(요새 딸의 기질이나 행동을 비수용하는 반응이 스스로에게 자주 관찰되는데, 그러는 저조차 수용하고, 또 애도 포용해보고자 하면서 한번 더 마음챙김을 해보고 갑니다.)

유연성 기술을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로 확장하는 다음 단계는 그들이 자신의 유연성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가 유연성 기술의 가치를 배웠던 것처럼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보다 자신을 수용하고 고통스러운 생각과 감정에 덜 얽매이며, 필요한 행동 변화에 보다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이 유연성을 기르는 데 우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유연한 방식으로 이를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ACT를 깨달은 어머니가 그녀의 십대 딸에게 수용을 길러 주는 데 관심이 있다고 해 보자. 그녀는 자신의 딸이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사회불안에 휩싸여서 좋아하던 친구나 활동으로부터 철수함으로써 불안을 피하려고 애쓰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엄마는 딸에게 "감정을 수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안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그건 너를 해치지 않을 거야. 그냥 느껴 봐!"라고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목표 자체는 칭찬받을 만하나 그런 말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하다. 한발 물러나서 보면, 엄마의 선의의 충고가 판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딸에게 규칙을 명령하고 있다.

좋지 않은 발상이다.

만약 수용을 늘리려 한다면, 우리는 수용적이고 비판단적이며 가치에 기반을 둔 방식으로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주는 공식이 있다.

부추기라(Instigate), 모델링하라(Model), 강화하라(Reinforce), 그것에서(From) 그것을 향해(Toward), 그것과 함께(With It).

(중략)

이것이 본질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다른 사람들이 유연성을 기르도록 돕기 위해서 우리는 유연성을 모델링하며 유연성을 향해 머뭇거리는 그들의 발걸음에 긍정적인 강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겪고 있는 투쟁에 대해 개방적이고 깨어 있으며 가치에 기준한, 그들과의 상호작용을 부추겨야 하는 것이다. 내적으로 유연성의 지점에서(from) 작동하여 그들의 유연성 발달을 향해(toward) 작업하되, 유연성 기술과 함께 (with) 그렇게 한다.

이것이 어떻게 ACT를 깨달은 이 엄마를 도울 수 있을까? 그녀가 고려할 일련의 질문들이 여기 있다

  • 딸의 고통스러운 투쟁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누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는가?

이는 부추기는 것이다. 딸로 하여금 자신의 고통을 알아차리고 고통에 대해 더 개방적이고 호기심 어린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  '도움'이나 '변화'로 빠르게 넘어가지 말고 그 대신에 개방성과 호기심을 가지고 그저 들어 주면서 딸의 기분에 대해 개방된 질문을 할 수 있는가?
  • 딸의 고통에 대해 당신이 느끼는 고통이나 자기 비난에서 구해 주는 것이 딸의 임무라고 암시하지 않고서 이런 상의를 할 수 있는가? 감정과 함께 있는 것이 괜찮다는 것을 딸에게 보여 줄 수 있는가? 예컨대, 눈물을 터뜨려도 괜찮겠는가?
  • 아무리 힘들더라도 고통의 순간에 딸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해 줄 수 있는가?

이 모든 것은 모델링이다. 즉, 이 사례에서는 수용의 기술을 모델링하는 것인데, 이는 딸로 하여금 그녀 자신의 감정을 느끼도록 초대한다.

출처 : 자유로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