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이뤄졌던 마음사랑인지행동치료센터 익스턴 수련을 마무리했습니다.
거의 멈춘 것이나 다름없었던 저의 상담자로서의 여정이 온전히 재개된 것도, 2025년에 이 블로그를 열게 된 것도, 한 인간으로서의 심리적 성장을 한발 더 디딜 수 있었던 것도 다 마음사랑인지행동치료센터에서 익스턴 과정을 저에게 허락해 주신 덕분입니다.

이 수련과정의 존재를 안 건 정확히는 7~8년전, 불명확하게는 더 오래전부터였을 겁니다. 그랬던 만큼 "해볼까, 아 이번엔 좀 아닌가?" 하는 양가적인 마음이 빈번히 오고 갔었고요. '자격증을 따고', '일에 안정이 되면', '시간이 허용된다면'이라는 조건으로 미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근데 사실 더 있어야 했던 것은 패기, 용기였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저의 강점에서 점차 멀어진 그것 말이지요. 그리고 패기, 용기와 손잡으려면 결국 심리치료자로서 또한 한 인간으로서 계속 성장하고 싶은 저의 가치에 다시 접촉되어야 했던 거고요.
14기를 이수한 수련동기 선생님의 가벼운 넛지(nudge)도 있었고요.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자! 미래의 나야, 니가 어떻게 되든 감당하겠지!'라며 미래의 나한테는 큰 짐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심경의 결과로 어느 날 아주 짧은 1-2시간 사이에 저의 신청이 이뤄져 버렸습니다. 급히 쓴 자기소개서가 이불킥과 주변 선생님들의 웃음보를 터뜨린 건 안 비밀입니다. 과거의 나야, 그래도 이번엔 진짜 잘했어!
선발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되게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뭔가 쉽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답니다. 허이쿠야! 근데 그건 완전 착각이었어요. 첫날 갔더니 왠걸요. 같이 15기가 된 선생님들이 모두 다 빵빵한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았겠어요. 자칫하면, 운이 내 편이 아니었으면 선발 못될 뻔 했다 싶었고요. 그래서 더 잘 배울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있었음에 우리 15기 선생님들 정말 고마워요.
강독도, 워크샵도, 슈퍼비전도, 공개사례발표도 너무 영양가가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제 역량의 한계로 그 영양가를 온전히 다 소화해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운 마음도 남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낳은 후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조차 작동오류가 나던 책에 대한 주의력도 2/3 정도는 회복했고요. 상담에서 어렵기만 하던 사례개념화가 나아지고, 전보다 더 상담장면에서 마음챙김도 되고, 관찰 모드를 하는 스스로의 변화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중심을 회복하는 것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심리치료를 하다 보면 내담자의 정서나 행동에 영향을 받다가 내면에서 겪는 경험이 내 것인지 상대 것인지조차 구분되지 못하는 지경이 되기도 하는데요. 경험을 대하고 포용하는 면에서 저의 정신세계가 더 넓어지고 탄력성이 생기는 것을 마주하였습니다. 심리학을 접한 이후로 개인치료와 집단치료도 여러 번 받아보고, 슈퍼비전도 겪으며 성장해 온 것도 있긴 했었지만, 익스턴 1년 과정은 다른 차원에서 다른 결로 성장할 경험이었습니다.
익스턴 과정 마지막 공개사례발표 후 수료식을 치르며 돌아가며 소감을 나눴습니다. 다들 편안하고 좋은 기분으로 한해를 되짚어가며 경험을 잘 말씀해주셨는데, 맙소사! 저만 감정에 휩쓸려 울먹이며 말을 했더랍니다. 학교 졸업(대학교는 아예 졸업식도 안 가고), 자격증 취득때도 안 나왔던 감정 반응이라 그 순간 정말 당혹스러웠어요. 익스턴 과정이 제게는 더 남다른 의미를 지녀서라고 타당화해주고 싶네요.

같은 기수 선생님이 센스있게 AI를 시켜 사진을 그림으로 변경해 글을 올려주셨더라고요. 따라해보고 싶어서 전 Gemini를 시켜 사진을 바꿔보았습니다.
익스턴 과정을 수료한 선배 선생님들과 더불어 스터디도 하고 사례도 나누는 모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열린 기회를 마주하니 설레고,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다시 저의 직업적 가치를 분명히 띄우며, 새로운 경험에 뛰어들 패기와 종종 손잡아보려 합니다.
이미 16기 선생님들도 선발되어 3월부터의 수련과정을 대기하고 계실겁니다. 응원하고 1년 뒤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상담자로서 역량을 후회없이 '찐으로' 키워보고자 하는 선생님들께 주로 사용하시는 이론적 기법과 관계없이 이 마음사랑인지행동치료센터의 익스턴 과정을 꼭 도전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식탐구를 며칠 잠시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0) | 2026.05.18 |
|---|---|
| 글 업로드를 할 수 없는 사정 (1) | 2025.07.26 |
| 조롱을 소비하는 것에 대하여 (0) | 2025.07.04 |
| 공이 싫어요!...? (6) | 2025.05.21 |
| 호기심이 일게 해준 42SEOUL 교육 시스템 (1) | 202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