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대방은 크고작은 깨달음을 항상 주는 존재이다

공이 싫어요!...?

psyglow 2025. 5. 21. 23:31

출처 : Gemini

저는 어릴 때 공으로 하는 운동들을 싫어했습니다. 배구, 피구, 농구, 배드민턴 등등

뭐 대부분의 체육 활동들이 자신없었지만 유난히 공으로 하는 것들에서는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일단 공이 저에게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 그냥 공은 나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제가 생각이 융합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 운동능력을 하느님께 부여받지 않았다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믿음이 생기진 않았겠지요. 계속 운동을 못하는 것을 평가받게 되는 상황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저 스스로 생각하는 게 인지적으로는 편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실 제 기억과 어머니의 과거 회상을 참조했을 때 저는 유아기에 공으로 놀아주던 사람이 전무하다 할 수준으로까지였기 때문에 그렇게 공으로 하는 운동에 관해선 감각이 덜 발달되어 있던 것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공이 싫었던 경험은 피구에서 두드러집니다. 공을 잘 피하고, 또 때론 공을 잘 받고, 잘 던져야 하는 것이 피구인데, 어째서 저 세 가지를 아주 골고루 다 못했습니다. 근데 ACT 이론을 접하고 언젠가 이 피구 경험이 떠오르더군요. 그러면서 ! 난 그 당시에 공을 받거나 피하거나 하는 경험을 참 회피하고 싶어했었구나.’라는 깨달음이 다가왔습니다. 일단 그 경험을 떠오를 때 제가 공을 제대로 못 봤던 것이 기억납니다. 공을 던지고 있는 그 친구가 절 레이더망에 포착한 순간 그 공을 볼 여력도 없었던 거죠. 그냥 그 순간 ! 난 저 공 맞을 거 같아! 어떻게 피해야 하지? 나 아니었으면!!!’ 그러나 잘 살펴보면 공 잘 받고 잘 피하는 분들은 그 순간에도 관찰 모드가 작동합니다. 던지고 있는 쟤가 자세를 어떻게 하고 있고 손을 떠난 공이 어떤 궤적으로 오고 있고 하는 등등의 것을요. 일단 공 자체를 보지도 못한 저는 잘 받지도, 잘 피하지도 못하는 것이 너무 당연했지 않았겠어요? 그리고 또 알아차려지지요. 사실은 공에게 친절하지 않았던 건 나였다는 것을요. 물론 그 공이 맞을 때 아프고, 패배감을 줬으니 저에게 공이란 존재는 그런 감정으로 점철되어 바라보게 되었을 겁니다. 근데, 좀 더 그 공을, 공이 오는 경험을 기꺼이 경험했다면, 공이 불친절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았더라면 구기종목에 무조건 쥐약인 학생이지는 않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요.

(공 던지는 것은요? . 그건 제가 자신이 없어도 막 해보고 싶었는데, 친구들에게 가로막혔습니다. 딱 봐도 공 못 다루는 애잖아요? 그래서 넘겨줘야 했습니다.)

이것은 경험 회피에 대한 그저 제 경험에 근거한 일례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같은 맥락의 자기 경험이 뭔가 떠오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공부가 되었든, 관계가 되었든, 공포증과 같은 감정 경험이든 말이죠. 그리고 ACT의 경험회피 개념과 다음의 문장을 같이 음미해보며, 회피하려는 것으로 자신의 삶을 제한하는 것이 있는지 알아차려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회피해온 사적 경험의 힘은 경험 자체가 지니고 있는 특성보다는 그 경험을 기꺼이 맞이하지 않으려는 태도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출처 :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