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용(utility)은 '어떤 대상이나 제품에 대해 한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을 뜻한다. 따라서 낮은 당첨 확률 탓에 기대 가치가 낮은 복권이지만 그 복권이 당첨되면 내가 누릴 수 있는 허용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복권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효용, 더 정확히는 당첨된다면 누릴 수 있는 그 효용에 대한 상상을 포기해야만 하는 선택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아직 내 것이 아닌 큰 '만족'의 기회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후회'가 사람들의 행동에 깊숙이 관여한다. 물론, 후회를 제일 덜할 만한 선택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만큼 후회는 우리를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 결코 만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만족은 전혀 다른 경로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느낌이다.
후회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특성상 '비교'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 했더라면..." 혹은 "왜 그렇게 했을까?" 등의 생각이 모두 실제 혹은 가상의 상황, 행동 혹은 선택 간의 비교를 포함하고 있다. 동창회에 다녀온 사람이 평소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친구 가 자신보다 좋은 위치에서 더 풍족하게 사는 것을 보면 "아. 내가 공부나 노력을 좀 더 할걸." 혹은 "그때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어야 했는데..." 등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후회한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비교와 후회를 같은 맥락에서 설명하곤 한다.
그럼 만족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집에 돌아와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배우자나 아이를 보거나 자기 일에서 작지만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느낀다. 이때는 오히려 주위나 타인들과의 비교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비교보다는 자신과 자신이 관여하는 대상 자체에서 만족을 느낀다. TV에서 술에 취해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아, 나는 저런 사람을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삶의 만족은 자신과 함께 사는 남편이 자신과의 관계에서 뭔가를 했을 때에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후회와 만족은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고, 둘 다 경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출처 : 지혜의 심리학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라는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사실의 대안적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후에 사실과 비교하는 인지적 과정을 일컫습니다. 주로 "만약에 ~했더라면(What if...)" 또는 "~을 하지 않았더라면(If only...)"과 같은 사고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이 반사실적 사고는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해 현재와 미래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인간들이 만들어낸 유용한 기제입니다.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말이죠.
근데 이 반사실적 사고를 늘 나를 속상하게 만드는 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선택을 했다면 무작정 더 좋았을 거 같고, 그래서 내가 여태 해온 선택은 다 잘못된 것으로 여기는 방식으로 말이죠. 마치 내가 선택하지 않은 그 대안은 낙관적이기만 하게 우리는 평가하기 쉽거든요. 근데 정말 그럴까요?
“쟤처럼 더 공부 열심히 해서 저 대학을 들어갔으면 나 지금 더 괜찮았을 텐데...” 이런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을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내가 판단에 참조한 것은 내가 아닌 저 친구가 그 대학을 들어가서 잘된 하나의 예시만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나란 사람이 그 좋은 대학을 들어갔는데, 나보다 뛰어난 애들이 너무 많아서 대학 이후의 학업성취도가 좋지 않게 나왔을 수도 있고, 내가 선택한 전공이 적성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 열심히 애써서 대학을 잘 나왔는데도 좋은 대학이란 수준과 걸맞지 않은 연봉의 어느 회사를 들어가서 더 속상해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지금 제가 말한 이것은 다 대안의 선택에 대해 비관적인 예상에만 맞춘 결과이기만 할 뿐이긴 하지요.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리가 대안으로 생각한 그 일이 내가 한 낙관적 예상에 맞을지 비관적 예상에 맞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우린 과거로 다시 돌아가 선택해 보고 그 결과를 체험해 볼 수 없어요. 머릿속의 시뮬레이션은 사실이 될 수 없습니다.
남들의 나와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볼 때 '저런 삶의 방식도 있구나, 저런 선택지도 있구나'를 발견하는 것은 필요하고, 잘 활용했을 때 우리의 삶이 축소되어 있지 않고 번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근데 비교가 새로운 선택의 기회를 발견하고 활용할 것이 아니라 한다면, ’그럴 수도 있구나‘하고 상대의 선택에 감탄하고 긍정하면서 또한 내 삶에서는 내려놓는 지혜도 필요하죠. 그걸 내려놓지 않게 되면 우리는 단순히 나를 훼손시키는 방식으로 남에 대한 주목과 비교를 쓰게 될 겁니다.

심리치료 중에 정답의 삶이 있는지를 물으면 아무래도 치료자가 한 질문의 의도를 내담자들이 추측하면서 아니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근데 정작 자신의 삶에서는 마치 어떤 정답이 있는데, 그 정답을 계속 못 맞히고 살아간다는 느낌으로 삶을 대합니다. 내 삶의 선택들이 찐 정답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을 인정하면서도 내가 선택한 행동에 정성을 기울여서(전념) 나만의 만족을 만들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위의 그림을 한번 같이 볼까요? "약속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면, 친구들과 어울려 재밌는 시간을 보냈을텐데"라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럼 내가 어떻게하면 지금 이 순간을 만족할 수 있을까요?
지금 여기 내가 있는 공간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어떤 만족할만한 행동을 가능한 선택지에서 골라보는 거죠. 쇼파에 누워 다음 일정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느긋함을 나에게 선물해줄 수도 있고요. 굳이 계획하지 않았던 평소 먹고 싶었던 반찬을 시간 나는만큼 만들어볼 수도 있겠지요. 혼자였음 좋겠다 싶었을 때 기억을 꺼내 혼자서만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볼 수도 있고요. 혹은 친구와의 약속까진 아니지만 밖에 잠시 나가 아이쇼핑을 하다 올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고, 나에게 집중해보며 가능한 선택지가 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직성이 풀릴만큼의 만족감의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수도 있죠. 근데 그러려면 머리가 복잡해지기만 할뿐 뭐든 할 수 없게 멈춰지기만 할뿐이죠. 그러니 직성에 풀리기까진 아니라도 가벼운 만족을 선택해 행동에 옮겨보는 겁니다. 행복은 만족감의 크기가 아닌 만족 경험의 연속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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