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치료를 하다 보면 빈번히 지금의 자신에 만족하지 못해서 자학과 비난을 하는 내담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라도 채찍질하여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경종을 울리려는 시도일 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자학과 비난을 하고, 또 낙인찍는(자기평가에 갇힌) 것을 자기객관화하고 있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내담자들은 자학과 비난을 변호까지도 합니다. 얘네는 '필요한, 해야 하는' 존재이지 않냐고 되묻거나 설득시키지요.
자, 의도는 압니다. 잘 변화하고자 하는 의도이지요. 그럼 그 자학과 비난을 하는 것이 진짜 변화에 유용해야겠죠? 과연 변화하는 과정에 효과적이고 기능적일까요?
그에 대해서 심리적인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다음 책에서 발췌한 이 글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변화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내면세계에 관심을 갖는 데서 시작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나는 왜 과식을 할까? 왜 아내에게 고함을 지르지? 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할까? 왜 이렇게 담배에 의존하지? 몇 년 전, 몇십 년 전에 당신이 그 행동을 선택한 이유는 그것이 힘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 행동의 이유를 찾는 것은 좋은 출발이지만 비난으로 옮겨가서는 안 된다. 변화의 과정은 부적응 행동의 이유를 인식하면서 탄력을 받기도 하지만 자기 비난에 빠져 방해받기도 한다.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에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변화를 작정했다면 비난은 필요가 없다.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실패가 두려워질 때마다 폭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다. 대단한 발견이다. 이렇게 깨닫고 나면 자기 파괴에서 벗어나 그 불안을 관리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과식을 한다고 해서, 실패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자신을 비난한다면 변화는 어려워진다. 뚱뚱해져도 좋다고 생각하라는 샬럿 셀버의 말을 기억하라. 왜 뚱뚱해졌는지에 관심을 돌려라. 그럼 이제 날씬해질 준비는 끝났다. 아내에게 걸핏하면 고함을 지르는 남자는 마음속의 내밀한 감정이나 비밀을 아내와 나누는 법을 모르기 때문일지 모른다.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함을 지르는 것이다. 이 깨달음 역시 어떻게 하면 자신을 좀 더 나눌 수 있을지, 자신을 열고 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를 알아나가는 첫걸음이다. 변화는 쉽지 않겠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의미 있는 변화는 유기체적 준비에서 나온다. 지금이 변화의 시기라는 느낌, 매 순간 노력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압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 비난과 마찬가지로 압박 또한 상처만 입힐 뿐이다. 압박을 느끼면 순응하거나 저항할 수밖에 없다. 순응은 변화를 낳을지는 모르지만, 그 변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저항은 애초부터 변화를 가로막는다. 의미 있는 변화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행동의 이유에 관심을 두며 달라지겠다고 결심할 때 일어난다.
출처 : 마음의 작동법
“제가 왜 그럴까요? 옛날에 ~래서 그랬을까요? 그 이유를 알아야겠어요.”라는 내담자들의 말도 듣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과거의 경험을 다뤄야 할 때가 물론 있습니다. 우리의 적응과 기능을 막는 과거의 어떤 경험의 영향을 지금 이 순간에 통찰로서 작용하면서 제대로 지금 이 순간을 살게 만들기 위해서이지요. 근데 문제는 그저 과거에 머무르고 반추하기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립니다. ‘지금 이 순간 잘 살기 위한’ 목표를요. 특히 이 과거를 철저히 분석하고 납득하려고 하고자 바라는 욕구에 걸려들어 있으면 쉽게 우리의 현재 알아차림과 변화에 우리의 주의는 기울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 어떨 땐 합리화까지도 나타나게 됩니다. 과거의 내 경험이 이유가 되면서 그렇기에 지금의 나는 이 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도 말이죠.
자학과 비난은 의도하지 않게 이렇게 과거로 주의를 뺏기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한계지어 버립니다. 우리는 개념에 갇힙니다.
그래서 필요합니다. 과거를 내려놓고, 내가 여태껏 해오던 자기평가를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잘 알아차려 보면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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