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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모음

정서 지능에 대하여

psyglow 2025. 8. 20. 11:20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이란 심리학 개념을 들어보셨을까요?

정서 지능은 마치 인지적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의 개념처럼 감정을 다루는 능력(ability)을 일컫는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접해온 단어는 EQ(Emotional Quotient)라는 것이죠. 이것은 Goleman이란 사람의 책에서 제시된 개념인데요. 이 사람 또한 MayerSalovey가 정서지능을 먼저 개념화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서지능(EI)이 감정의 인지적 능력이라 칭할 수 있다면, EQ는 감정을 다루는 역량이나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성격적인 측면을 포괄하는 것입니다.

정서 지능은 정서와 관련 있는 개인의 다차원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서식별, 정서표현, 정서평가, 정서이해, 정서적 감정의 촉진(generating emotional feeling), 정서에 대한 자기 및 타인조절(regulating emotion in self and other), 정서지식의 활용 등이 포함된다 (Geerberg, 2002: Mathews, Zeidner, & Roberts 2002: Nayer & Salovey. 1997).

Mayer와 Salovey 모델은 정서 지능이 정서처리와 관련된 지능체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Mayer Salovey, & Caruso, 2000). 이 모델은 정서 지능이 일반 지능과 유사한 방식으로 기능하며, EI 평가 방법, EI 발달이론 및 EI 연구의 확장(Mathews et al, 2002)으로 이어진다고 하였다. Ciarrochi, Mayer와 동료들은 정서 지능에 대한 응용적임상적 정의를 제시하였으며, 이것은 정서조절 기법들과 관련이 있다(Ciarrochi, Forgas, & Mayer, 2006). 이러한 관점에서 정서 지능은 "개인이 힘든 정서나 정서가가 담긴 사고를 하는 맥락에서도 자신의 가치에 일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Ciamrochi & Baley, 2009). 

출처 : 정서도식치료 매뉴얼

이것을 저 나름대로 풀어서 설명해드린다면, 정서 지능이 높다는 것은 어떤 정서가 내가 하고자 하는 것(Value)에 좀 방해를 일으킬지언정 내가 그 내면 경험을 인식하고 포용하며, 그것과 동반한 상태에서도 전념 행동을 해나가는 능력이라 말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주요 포인트로 알아야 할 것은 정서가 일으킨 내면 경험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고, 알아차리고 내 의식에 그대로 둔 채 행동을 해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ACT의 제 기능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인상과 일치됩니다. "경험은 수용하고, 주의를 현재에 기울이며, 가치가 있는 유용한 행동은 계속 전념해갈 수 있도록 한다."

정서조절 능력이 약한 내담자들은 힘든 감정 상태가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일을 하겠냐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자신들의 상태에 대해 못마땅하면서도 말이지요. 그러면서 얼른 이 감정과 딸려 유발된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할 일이 가능하게 여깁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감정 인식을 회피(부인, 억압, 더 심하게는 해리)하게 되거나 혹은 감정에 덕지덕지 평가가 붙게 되면서 이겨내지 못하는 존재로 형상화하여 그로부터 좌절하고 행동을 놔버리게 됩니다.

물론 내담자들이 이렇게 되는 것은 치료가 필요한 만큼 감정을 견디는 내성(tolernce)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내성이 약하다고 해서 감당하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단지 한 번에 다 혹은 빠르게 감당하기가 아직은 못 되는 것이지 조금씩 점진적으로 더 감당해가면서 자기의 정서적 각성과 감정이 일으킨 충동에 대한 인내력을 늘려가야 하니까요.

공부에 신경쓰는 학생, 부모님들이나 성인 중에서도 자기 인지 능력은 어느 정도 믿지만 감정조절 곤란 때문에 할 일을 놓치게 되는 분들도 이 정서지능이란 개념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임상장면에 있으면서 소위 머리가 좋은 수검자나 내담자들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신기하다고 여긴 게 지능이 높다고 해서 부적응으로 오게 되는 비율이 꼭 낮은 것도 아니란 점이었습니다. 즉, 인지기능의 지능과 감정의 지능은 구별되어 있다는 점을 모른다면 똑똑한데 사회에 부적응하게 되는 현상이 의아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더 어린시절의 학습은 인지기능의 차이에 훨씬 더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알죠. 거의 중3 시기 이후부터의 학습이 소위 수능이라는 성취에 꽤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요. 근데 그 시기의 학습은 단지 IQ에 영향받지 않습니다. 학습을 하는 동안의 감정과 충동을 견디고 꾸준히 유지하며, 가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EI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요. 오히려 IQ가 좋다는 것이 EI가 낮은 학생들에게는 학습성취에 독이 되기도 합니다. 조금만 하면 뭔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가정하게 만드니까요. 비단 수능을 앞둔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성인기가 되면 더 자신의 인지능력과 사회 적응에서의 불일치를 마주하며 역기능이 세게 오게 되니까요. 

그래서 정서를 인식하고, 이름 붙일 수 있고, 정서가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고, 각성을 조절하는 것을 신경쓰고, 주의를 원활히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나 자신을,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을 키워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기 내면의 들여다봄(관조)과 정서 접촉을 활성화시키는 좋은 관계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