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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모음

초기의 심리치료 및 명상 작업에서 나빠지는 느낌이 과연 정상인 것일까?

psyglow 2025. 3. 28. 17:00

Nicholas Van Dam 교수는 이런 화두를 던져보았습니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는 사고방식은 변화하려는 노력에 의미가 있기는 하지요. 그러나 (치료로 인한) 불편함(discomfort)과 고통(distress)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서두부터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리치료와 명상 모두 사람들에게 도전적인 경험이고, 이를 계속하려는 노력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며, 또한 그것들을 위한 노력이 불편하고 속상할 수 있으리란 점은 유사합니다. 그렇지만 ‘좋아지기 전에 나빠져야 한다’는 말은 명상과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적극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얼버무리는 것이라 주장합니다.

물론 불편함(discomfort)은 예상되어야 하지요. 하지만 관리 가능한 일시적인 불편함과 장기간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은 매우 다른 경험입니다. 일시적 불편함이 물론 개인의 성장 조건이기는 하지만 이걸 넘어서서 치료와 명상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통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임상심리학자인 Scott Lilienfeld는 저러한 명제에 대한 회의감뿐만 아니라 ‘더 나빠지는 것(getting worse)’이 ‘더 좋아지는 것(getting better)’으로 ‘빠르게’ 바뀌지 않는 경우 더욱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즉, 초기 치료과정에서 증상의 악화가 호전되기 전에 선행된다는 경험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지요.

대신 갑작스러운 호전(sudden gains)은 더 좋고 더 오래 지속되는 치료 결과와 밀접하게 상관을 보인다고 하네요. 심리치료에 대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초기의 갑작스러운 호전이 가장 흔한 패턴(group1, 75.3%)이고, 느리고 꾸준한 호전이 중간(group2, 19.3%)이며, 초기의 악화(group3, 5.4%)가 가장 흔하지 않았던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주목할 점은 11회기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악화를 보인 그룹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 그는 어쩌면 나아지기 전에 악화되는 것은 드물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일일 지도 모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기에 명상과 심리치료를 하는 초기에 오히려 일상생활 기능이 더 어려워진다면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불편과 고통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뤄야 하며, 치료자나 명상을 지도하는 사람이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명상과 심리치료로 인한 위해를 줄이고, 이득을 증대시키도록 할 것이니까요.

출처 : PSYCHE article

이 글을 접하고나서 그동안 해왔던 심리치료들을 되돌아봤습니다. 몇몇 수긍가는 case들이 분명 있습니다. 덜 숙련되면서 이런 사실, 어쩌면 직관적으로 알아차려지지만 그것을 치료자로서 못 짚고 부실하게 소화해냈던 것이 되새겨집니다. 초기 작업을 끌고가는 치료자로서 이를 늘 무게있게 상기시키고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