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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모음

생각의 덫, 그리고 경험 회피에 대한 설명

psyglow 2025. 4. 1. 13:46

우리는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생각으로, 그리고 감정으로, 또한 나도 원치않게 하게 되는 행동들로 고통을 받게 됩니다.
Hayes와 동료들이 쓴 ACT에 대한 책에서는 이런 여러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내려주는 설명으로 우리를 이해시켜주려 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댄 베그너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생각의 빈도는 잠시 동안 감소할 수 있지만 이내 이전보다 더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생각은 사고과정에서 훨씬 더 중심적이 되어서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사고 억제는 단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중략)
만일 당신에게 강박적인 생각이나 걱정이 있다면, 이러한 양상은 당신에게 이미 친숙할지도 모른다. 연구에 따르면, 강박사고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강박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때로 기이한 침투사고를 경험한다(Purdon & Clark, 1993). 이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은, 심한 강박사고를 지닌 사람은 이러한 생각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Marcks & Woods, 2005). 만일 정상적인 사람에게 어떤 생각을 하지 말도록 요구한다면, 그들 또한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에 대해서 더 많은 고통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Marcks & Woods, 2005).
(중략)
동일한 과정이 감정에도 적용된다. 만일 당신이 고통과 같은 나쁜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쓰면, 이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될 뿐 아니라 전에는 중성적이었던 사건에 대해서도 감정이 더 촉발하게 된다(Cioffi & Holloway, 1993).
감정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생각을 억제하면 결국 감정이 생각을 유발하여, 억제 전략은 생각과 감정을 모두 유발하게 된다(Wenzlaff & Wegner, 2000).
어떤 의미에서 당신은 고통을 피하려는 시도를 통해 고통을 더 증폭시키게 된다.
(중략)
마지막으로 동일한 결과가 행동 성향에도 적용된다.
이러한 결과는 아마도 당신의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당신의 두려움은 어떤 근육들을 활성화 시켜서, 난간을 피해 반대쪽으로 움직이게 할 뿐 아니라 난간 쪽으로도 움직이게 한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불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중략)

경험의 회피(experiential avoidance)는, 경험을 회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행동상의 곤란을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험을 회피하려고 애쓰는 과정을 말한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모든 심리과정들 중에서, 경험의 회피는 최악의 과정 중 하나다(Hayes, Masuda et al.,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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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 때문에 심리학 base를 지닌 심리치료자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시 꺼내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돕고, 그리고 소화될 수 있는 형태로 가다듬어진 감정, 생각, 가치관, 신념들을 다시 자기 것으로 챙길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심리치료에 오게 만든 이 힘들고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무조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가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만큼 힘들고 고통을 느끼지 않았을텐데, 그 경험은 불운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일어난 과거 경험을 무효화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하는 삶의 역경은 어떤 식으로든, 어떤 모습으로든 삶을 살아가다보면 마주하게 되기 마련이며, 자연과 사회에는 불공평과 불균형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우리는 그러한 운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심리치료는 과거를 바꾸는 타임머신이 아닙니다. 심리치료에 대해서 힘든 기억, 생각, 감정을 없애준다라고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음을 받아들여야 결국 치료가 제대로 되어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역경을 결국 소화해낸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심리적 자원과 유연성은 역경 없이 살아온 사람들에겐 상당히 요원한 것이기도 합니다.
책의 내용에 나타난 현상들을 스스로 체험하여 알아보고자 한다면, 저 책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를 읽어보시는게 도움이 될 겁니다. 사실 저 책은 쉽게 잘 쓰여져 있어서 마음이 괴로운 누구에게든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이 격언도 같이 음미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생각을 통제할 필요는 없다. 그들(당신의 생각)이 당신을 통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면 된다."
You don't have to control your thoughts. You just have to stop letting them control you.

- 댄 밀맨(Dan Mill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