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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순간에 마음챙김 해야 하는 이유, 경험의 5가지 구성요소로 파악하기

psyglow 2025. 5. 12. 22:33

부정적 경험은 ‘거기(there)’ 아닌 ‘여기(here)’에 현존할 수 있는 능력을 방해한다. 많은 사람은 고통스러운 과거에 초점을 맞추거나 미래는 더 고통스러운 거라고 예상한다. 과거에 살고 있을 때, 불안한 과거 기억은 현재 순간을 침해하고, 종종 오래전에 경험했던 환경을 상기시키는 단서에 정향한다. 미래에 집중되어 있을 때, 미래가 즐겁지 않고, 실망스럽고, 위협적인 경험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한다. 과거나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재 순간, 즉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직접 경험하는 것을 방해한다. 현재 순간의 경험을 무시하고, 억누르고, 축소하는 습관을 만들기도 한다. 그 대신 타인, 물건, 과제, 혹은 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습관을 지니게 된다. 현재 순간에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릴 때는 친밀함, 풍요, 활력, 생명력 등을 잘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느낌은 과거나 미래에 살고 있을 때는 감소한다.

감각운동 심리치료에서 마음챙김을 ‘깨어있는 매 순간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재 경험을 다섯 가지 구성요소로 알아차리는 상태’로 정의한다. 구성요소는 사고(인지), 감정, 지각(내적으로 생성되는 이미지, 맛, 냄새, 촉감, 소리), 신체 움직임, 신체감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다섯 가지 구성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마음챙김 한다.

과거와 연결된 자동적 반응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은, 이러한 반응이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마음챙김 방식으로 알아차리고, 현재 순간이 아니라 과거와 연관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구성요소를 마음챙김 방식으로 알아차리면, 과거를 반복하지 않고도 그 영향을 다룰 수 있다. 현재 순간의 어떤 단서가 과거를 상기시킬 때, 내적 반응을 마음챙김하면서 경험할 수 있다면 사고, 감정, 지각, 신체감각 등을 호기심을 갖고 대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촉발되거나 화가 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심장박동, 호흡, 근육 긴장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 어떤 감각을 통해서 두렵다고 느끼고 있는가?', '친구가 인상 쓰는 것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이러한 마음챙김 질문을 하면, 구성요소에 반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순간에 경험하고 있는 구성요소를 ‘명명’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내적 경험을 마음챙김 방식으로 알아차리는 훈련은 과거를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삶에 더 현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중략) 내적 경험의 구성요소를 인식하는 법을 배울 때, 미래와 현재 순간에 미치는 과거의 영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과거를 다시 경험하도록 하는 촉발요인의 영향을 줄이고, 미래를 걱정하는 습관을 줄이고, 현재 삶에서 겪는 어려운 순간에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불안한 내적 경험을 회피하거나 반응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불안을 마음챙김하면서, 심지어 풍요로운 내적 풍경을 즐기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출처 : 감각운동 심리치료

심리치료와 심리평가를 하다보면 자신의 경험을 상세히 묘사하고, 다양한 어휘로 이름붙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심리적 곤란의 정도가 경미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ACT로 치자면 관찰자 자기가 잘 발휘되시는 분들이지요. 더불어 어떤 분들은 마치 치료자인 제가 그 경험을 마치 대리로 할 수 있게 여겨질만큼 풍부하게 묘사합니다. 그럴 때 그 내담자들의 묘사는 위의 그림처럼 자기 내적 경험을 구성하는 저 다섯가지 요소들에 여럿 걸쳐져서 표현됩니다.

그러나 만일 내담자가 말수가 많고, 부연설명을 많이 붙이게 되더라도 자신이 겪은 경험을 인지적 평가나 강하고 극단적인 감정 위주로만 표현한다면 치료자는 그 표현을 풍부하다고 느끼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경험의 자각 능력을 부족하다고 평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인지와 감정에 갇혀 자신의 자동화된 패턴을 다뤄내지 못하게 되면, 정신과적인 증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제가 초보 시절에는 인지, 감정, 오감에 근거한 경험의 설명 정도야 당연히 중요하게 여겼고, 평가나 치료를 할 때 잘 관찰되지 않지만 의식적으로(또 어떤 면에서는 배웠으니 억지로) 주의를 기울여서 움직임을 탐색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체감각을 중요하게 여겨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신체감각이야말로 사실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묘사해주지 않으면 치료자로서는 알기 어려운 점이기도 해서 놓쳤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저 자신을 되돌아볼 때, 삶을 살아내기에 급급하고, 또 기질 특성 상 스스로가 그런 신체감각들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보기를 잘 해보지 않다보니 더 간과하게 되었던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ACT나 감각운동 심리치료의 이론들은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지혜의 중요성을 명확히 제시해줍니다. 그리고 이런 앎은 단지 심리치료를 위해서만이 아닌 우리 인간이 삶을 기능적으로 또한 풍요롭게 살아가는데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