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 9월의 오늘, 검은 옷을 입고 우리는 청와대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습니다.
"심리상담"이란 단어 안에 당연히 존재해야할 '심리학'이란 전문성을 지키지 못할 수 있게 되어서입니다.
집회는 평화로웠고, 또한 서툴렀습니다. 이런 집회를 막아보겠다고 보건복지부는 우리에게 협박과 회유를 하며 그 6월을 청와대 앞에 서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그리고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뒷통수를 쳤습니다. 대체 뭐가 그리 급했던 걸까요... 심지어 다른 직역들은 개별 전문요원 보수교육을 죄다 심리상담으로 setting을 해놨더랬습니다. 마치 이리 될 줄 알았다는 듯이 잘도 말이죠~
우리 직역은 이런 참담한 상황이 도래하기까지 설마하며 순진하게 대응하려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마 상식이 있겠지.", "사람을 위하는 최소한의 책임감이란게 있을텐데." 하면서 말이죠. 우리는 다른 직역을 침범하려는 의도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검은 속내를 차마 가늠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노골적인 욕심은 이정도나 되는 것이었습니다. 상식과 예의, 신의를 지킨 우리의 점잖음은 결국 법안 수정 강행이란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상담이란 용어는 가볍게 여겨졌을 지 모릅니다. 사람을 대하는 모든 장면에서 사용되는 용어니까요. 하지만 어떤 'OO상담'은 책임감의 무게를 가집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상담입니다. 그 책임감은 사람을 정교하게 분석하는 과학적 토대로서의 심리학이, 단순 실무에 그치치 않는 심도 있는 수련시간이, 고도화된 업무 수행능력을 증명해낼 수 있는 여러 시험 통과를 아울러 응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단지 '정신건강 관련 업무를 한다면 누구든' 할수 있는 가볍디 가벼운 일로만 심리상담을 인식하고 있나봅니다. (물론 전문성의 가치를 1이라도 고려했다면 이런 법안개정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공통업무화 이유를 (세 직역 중에서도 일부 인원인) 그들이 그저 명칭을 달라해서이며, 안 그러면 세 직역이 더 크게 집회를 하면 자기들이 곤란해져서랍니다. 즉, 전문성은 나몰라라고 시끄럽고 쪽수 많은지 여부로만 의견을 결정하겠다는 거죠. 이것이 대한민국 어느 부처보다 전문성의 관리가 철저히 요구되어야 할 보건복지부라는 행정부처의 답변이랍니다.
사실 마음투자(정신건강) 바우처 때 불필요하게 임상 아닌 정건요원들까지 심리상담의 제공자로 허용한 자체가 정말 끼워지지 말아야할 단추가 끼워졌던 것입니다. 2년간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외의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제공자로 역할을 담당한 게 극히 소수거든요. 게다가 제공인력이 모자라서가 아닌 아예 전체 예산 자체가 부족해 바우처 제공 자체가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일찍 끝나는 식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제공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당시 정건요원들을 무리하게 끼워넣었지만 실효성도 타당성도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임상심리사 아닌 정건요원들은 자신들의 자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정신건강전문가란 수식어를 내걸고 심리상담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자격을 교묘하게 가리는 윤리적 문제를 범한 것이기도 합니다. 근데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바우처에서 정건요원들이 업무를 수행했다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1000명이란 인원이 모였답니다. 참 샤이해서 존재감을 잘 드러내지 않고 쪽수가 딸려도 한참 딸리는 임상심리학 직역 사람들이 (다른 상담심리학 직역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하더라도) 이만큼씩이나 한자리에 모이게 한것도 보건복지부의 업적이라면 업적일 것입니다.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인 것입니다!!!
이렇게 분노하고 참담한 우리의 목소리가 보건복지부와 대통령에게 얼만큼 닿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부디 논리적인, 이치에 맞는, 결론적으로 국민들에게 위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 법안 수정이 재고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요구가 무자비하게 묵살된다면 우리는 다시 거리로 뛰어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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