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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사회적 스트레스와 양극성장애의 관계

psyglow 2026. 9. 18. 09:45

 

출처 : Gemini

 

아직까지 구체적인 신경생물학적인 기제들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양극성 장애가 생물학적 기반이 있는 심리적 장애라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이미 양극성 장애가 발병한 후에 해당 환자들의 병력을 청취해볼 때, 양극성 장애의 발병은 스트레스 자극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특히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 중 매우 높은 비율이 첫 번째 삽화뿐 아니라 그 이후의 조증과 우울중 삽화가 발생하기 바로 전에 중요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자극들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포스트(Post)는 양극성 장애의 경과에서 심리사회적 및 생물학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델로서 대뇌변연계의 발화(Limbic kindling)행동적 민감화(behavioral sensitization)를 제안하였다(Post, 2007). 발화라는 개념은 한 번의 자극으로는 경련반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약한 전기적 자극을 대뇌에 반복적으로 주었을 경우, 이를 경험한 쥐가 결국에는 경련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관찰로부터 나왔다. 이러한 경련반응들은 전기적 자극이 중단된 후에도 오랫동안 계속해서 나타났다. 포스트는 이러한 전기적 자극이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자극들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 스트레스가 계속 누적되면 우울증이나 조증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확인 가능한 촉발자극(스트레스성 생활사건)이 있었던 기분삽화가 결국에는 당장 그런 자극이 없을 때에도 자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우울증이나 조증 삽화들은 발화된 경련반응과 비슷하다.
생활사건과 우울증 또는 조증 삽화, 특히 초기 발병 간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다른 가능한 한 가지 방식은 행동적 민감화다. 이 개념은 정신운동성 흥분제(예: 코카인)를 반복적으로 복용한 사람이 시간이 흘러 그 약물에 민감해짐에 따라 동일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더 적은 양의 홍분제가 필요하다는 관찰에 기초하고 있다. 이 개념을 양극성 장애에 적용할 경우, 장애가 진행됨에 따라서 점차로 스트레스 자극의 수가 더 적거나 심각도가 덜해질지라도 우울증 또는 조증 삽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사건은 흥분제와 비슷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중략) 조증 삽화는 특별한 촉발자극 없이도 발생할 수 있으나 조증의 행동적 후유증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나친 돈 낭비와 판단력 장애로 인해 큰 빚을 지거나, 과도한 성욕과 난잡한 성관계로 인해 부부관계에 불화가 생기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결과 법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그 후 조증 삽화가 경감될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이 너무나 엉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감과 절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런 경우 조증 삽화 동안에 발생했으나 여전히 남아있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자극들은 주요우울증 삽화를 부추길 수 있다.

출처 : 양극성장애 (이상심리학 시리즈)

상담 장면에서는 종종 양극성장애의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중이신 분이나 가능성이 높아 보이시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치료 중인 분들의 치료경험과 진단에 대해 이해하신 내용을 들어볼 때 대개는 그저 약을 잘 복용해야만 하고, 스트레스가 커지면 약물을 늘리더라 정도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면서 주치의의 말에 충분히 납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수동적이거나 저항하는 반응을 보이죠. 의사들은 위에서 저런 신경생물학적 기제를 억제하고 삽화의 발현을 방지해 스트레스로부터 받는 영향을 결론적으로 경감시키려 약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환자들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 과정이 생략되는 짧은 진료는 약물치료에 대한 동기,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삶을 호전시키려는 동기를 일으키며 삶의 대처능력을 키워주는 부분에서는 제한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양극성장애를 다루는 전문서적에서는 환자 본인과 가족들이 병리적 기제와 조기경보 신호의 감지 및 대처, 생체리듬 조율,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심리교육을 받아야함을 강조합니다. 그 이유의 큰 기저에는 생물학적 취약성으로 인해 사소하게 여겨질만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정작 환자들에게는 저런 파급력 있는 영향을 일으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에 주의 기울이고, 기분 상태를 살피며, 능동적인 대처기제를 계발하도록 이끄는 심리치료는 생각보다 더 많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체계에서는 단지 약물 위주로만 개입하는 실정인 게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