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대방은 크고작은 깨달음을 항상 주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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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마음을 알려면 상대를 제대로 관찰하라!

제목의 말을 접하게 될 때 저 말이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인관계를 할 때 나 자신이 상대를 관찰하려 하는지를 한번 성찰해보기를 권하는데요. 우리 인간은 대인관계 상황에서 내 판단과 기대 때문에 막상 상대에게서 나타나는 단서들을 제대로 못 보고 놓치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인지적인 구두쇠인 점 때문이기도 한데요. 내 머리가 복잡해지지 않게 현상을 단순화해서 받아들이는 인지과정이 일어나서 먼저 들어온 판단과 기대가 상대에 대한 경험을 미리 인상지어 버리면 더 정보처리 하고 싶지 않으려는 면 때문이지요. 심리치료 장면에서는 대인관계 상황에서 자기 머릿속에 먼저 비집고 들어온 선입견(평가와 기대)에 가려져 미처 상대 관찰을 놓치는 패턴을 지닌 내담자들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 모음 2025.07.19

마치 벌어질 일을 짐작했다는 혹은 짐작해야만 했다는 착각

“내가 그럴 줄 알았어.”이런 말을 하는 중이라면 사후확신편향(hindsight bias)에 빠진 상태입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저렇게 말하는 때가 가끔 있죠. 이것은 어떤 일의 결과를 알고 나서 마치 그 결과를 처음부터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우리가 정말로 일어난 일의 결과를 미리 짐작할 수 있었을까요? 혹은 짐작했더라도 왜 그 예측에 따라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요?사후확신편향에 대해 심리학으로 설명하면 다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기억의 재구성(Memory reconstruction) : 기억은 한번 저장되면 변환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새로 기억에 입력되는 것에 따라 다시 구성되어갑니다. 그래서 어떤 일의 결과를 알게 되었을 때, 뇌는..

심리학 모음 2025.07.16

내가 경험했고,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의 인식은 꼭 정확하지만은 않습니다. 왜냐? 우리의 뇌는 정확할 것만 같은 오감의 지각마저도 어떨 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기제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다루는 학문인 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세계를 부정확하게 지각하게 만드는 편향(bias)과 휴리스틱(heuristic) 등의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필수로 가르거든요. 가볍게 떠올릴 수 있는 예를 보면, 물건이 사라지는 마술을 떠올려보세요. 분명 속임수를 간파해내려고 아주 주의를 집중해서 보지요! 하지만 그 물건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잖아요? 그렇게 우리의 눈은 쉽게 속습니다.뿐만 아니라 어떤 연구결과는 더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Zusne과 Jones라는 심리학자들은 한 연구에서 참가자..

심리학 모음 2025.07.14

내 생각을 받아들이는 기준

ACT에서는 "생각이 유용하고, 쓸만할 때 사용하라"고 내담자들에게 제안합니다. 비합리적인 생각을 다루며 교정하는 치료작업은 ACT 이전의 인지행동치료(CBT)에서도 강조되어 온 것이지요. 그래서 CBT를 훈련한 상담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지의 타당성 평가 기준에 대해서 여기 남겨놓고자 합니다. 이것은 자동적 사고와 신념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고, "내 생각이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가"를 살피기 위한 것입니다.ACT에서도 생각(인지)의 탈융합 작업 중에 '도움이 되는 생각과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을 구분하기'의 활동이 있기도 하고, 아예 생각 자체를 '정신적 사건'으로 알아차리도록 하고, 절대적인 진실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접근을 하지요. 그리고 그 정신적 사..

심리치료 모음 2025.07.09

무감각을 이해하기

요 근래 내담자들이 제게 무감각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몇몇 생겼습니다. 무감각은 감정, 신체감각, 생각 등이 둔해지거나 마치 스위치가 '꺼진 듯' 차단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통 내담자들의 "OO(어떤 경험)이 느껴지지 않는다, 알아차려지지 않는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로 표현이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해리의 일종으로도 이해될 수 있는데요. 다미주 이론에서는 극단적인 스트레스, Trauma 상황에서 freeze, shut-down되는 반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무감각의 현상은 왜 벌어질까요. 바로 '느끼면 더 고통스럽다'는 경험이 삶의 흔적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ACT 이론가들이 그렇게 외쳐대는 잘 느껴며 살아야 한다는 기조와 반대가 되지요) 그리고 이런..

심리치료 모음 2025.07.07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 '비대면'으로 신청해봅시다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은 정서적 어려움으로 심리상담이 필요한 국민들에게 바우처 형식으로 지원하는 복지 제도입니다.최근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의 예산 집행률이 예상보다 낮다는 기사들이 떴습니다. 사실 제 주변에도 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뿐만아니라 저와 심리치료하러 내담자로 오시는 분들도 상담비 부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확인해보면 이 제도 자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사업에 대한 홍보와 신청에 대한 접근성의 제한 탓인 듯 했습니다. 그런데 반갑게도 최근 한국임상심리학회에 이 글이 팝업으로 떠 있더라고요. 얼른 가져왔습니다.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6040..

Information 2025.07.05

'불안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인사이드아웃2 영화를 후배 선생님과 아주 감명깊게 본 기억이 납니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이 불안이(Anxiety), 부럽이(Envy), 당황이(Embarrassment), 따분이(Ennui)이죠. 사춘기가 되며 더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주인공 라일리가 여자아이라서 제게는 사춘기 시기에 겪는 정체감과 대인관계에서의 문제가 너무 잘 와닿았고요. 우리 사회가 불안을 너무 조장하여 그 영향력 아래 있는 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불안이 마음의 통제를 뺏어버리고 폭주하는 모습, 신념을 바꾸는 모습, 또 공황 증상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눈물이 철철 나오더라고요. 커가면서 제가 어머니한테 많이 타박받던 말 중 하나가 "왜 그걸 예상도 못하니?"였습니다. 나중에서야 저의..

심리치료 모음 2025.07.04

조롱을 소비하는 것에 대하여

조롱의 사전적 의미는 ‘비웃거나 깔보면서 놀림’입니다. 한자어라 한자씩 살펴본다면, 조(嘲)는 비웃다이고, 롱(弄)은 가지고 놀다, 희롱한다고요.사실 저는 어떤 운만큼은 좋은 삶을 살아왔어요. 누군가로부터 조롱을 당하는 경험이 적었다는 점에서요. 물론 저를 두고 누군가가 뒷담화를 하는 일이야 분명히 있었겠지만, 그 말들이 제가 전달된 적은 별로 없는 편이기도 했고요. 그래서일까요? 차라리 직접적인 비난의 언사야 세상사에 한 부분처럼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지 하고 매체에 나오더라도 넘겨지게 되는데, 도무지 수위 높은 조롱이 매체에서 판치는 사회 현상만큼은 영 적응이 안 되는 마음입니다. 비난과 조롱이 별 차이가 있냐? 이런 질문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비난은 대인 간 긴장이 확 일어나며, 압력이 강하게..

2025.07.04

PTSD에 걸리는 사람과 안 걸리는 사람의 차이

지속노출치료(Prolonged Exposure, PE)는 성인과 청소년에게 효과가 좋은 증거 기반의 Trauma 치료법입니다. 이 치료는 Foa와 Kozak(1986) 감정프로세싱 이론(Emotional Processing Theory)에 근거를 두는데요. 사람들은 위협적인 사건을 경험할 때 그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하나의 공포 구조로 기억에 저장하게 됩니다. 공포 구조는 다음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① 자극 : 외상과 관련된 단서 ② 반응 : PTSD 증상이 되는 감정, 행동, 생리 반응 ③ 의미 : 위험.그런데 이 공포 구조가 잘못된 연합이나 왜곡된 의미로 인해 현실과 맞지 않게 활성화되면, PTSD 증상이 지속됩니다. 이러한 공포 구조는 심리치료에서 재구성되는 작업을 거치는데요. 그 작업이 가능하..

심리치료 모음 2025.07.03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언젠가 YouTube에서 이 책의 저자이신 임아영 선생님께서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 패널 중 한 분이셨는데, 같은 직업이라 눈에 계속 띄고 하신 말씀들이 기억에 잔잔히 남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분은 누구시지?'하며 호기심으로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책입니다. 목차를 보면서 ebook이 아닌 실물 책으로 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갖고 있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이 책에서는 심리치료에서 내담자를 돕고자 하는 말이 자기 이야기를 하듯 또한 온화하고 담담한 톤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받아들이기 껄끄럽지 않도록 쉽게 적힌 점도 백미이고요. (제가 부러워하는 치료자의 특징을 다 가지신 듯 했습니다.) 책에서는 ACT와 DBT, 마음챙김, 긍정심리 등의 개념이 담겨 있습니..

책 리뷰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