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오류 : 미래 기대와 실행에 대한 우리들의 착각
심리학자 Roger Buehier와 동료들은 학위논문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언제 논문을 마칠 수 있는지 최선의 경우와 최악의 경우를 예측해 보라고 했습니다. 최선의 경우 평균 24.7일이라 걸릴 것이라 보았고, 모든 안 좋은 일이 생기는 최악의 경우 48.6일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는군요.
그들의 실제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중간 즈음인 36일쯤일까요?
결국 이 예상을 한 대학생들은 최종논문 제출까지 평균 55.5일! 즉, 자신이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일주일이 더 걸렸습니다. 아이고야!
이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라 부릅니다.

그림을 보기로 합시다. 저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를 세울 때 과정을 ‘과소평가’하는 특성이 있는 것이거든요.
가볍게는 우리가 아침에 나설 때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늘 출퇴근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에서부터 무리한 사업을 벌이는 것, 이민만으로 더 나은 삶이 보장될 것이라는 꿈꾸는 것, 일단 내가 주식을 사면 그 후부터 오름세이리라 기대하는 것 등의 상황들을 떠올려봅시다.
사실 저런 계획들 이면에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우리의 친구 직관이 강하게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죠.
저렇게 되는 이유를 분석해본다면요.
1st. 일의 과정에서 생기는 수많은 장벽들 같은 현실적인 요소들을 세세히 고려하지 않는 것과 우연한 상황들, 인간이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이 계획 중에 일어나리라는 가정을 축소해서 생각하기 때문이고요.
2nd. 뭔가를 하겠다는 의욕이 계획할 때 긍정적 상상, 즉 장밋빛 미래에만 빠지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런 상상에'만' 빠져있는 사람들은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곤란들을 잘못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고, 쉽게 좌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저 연구결과를 접한 이후로 제게는 지각 빈도를 줄이는 것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앱에서 길찾기 기능을 사용하지만 그 결과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여유 시간을 안배하는 것에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줄었거든요.
그렇다면
간절히 원하고 상상한 것을 현실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목표달성에는 시작동기와 유지동기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시작동기는 긍정적 상상, 즉 목표를 달성한 상태를 상상하는 것이며, 심리학 용어로는 “결과지향적 시각화(outcome-oriented visualization)”라고 한답니다.
유지동기는 목표달성의 루트를 찾아내는 경로탐색(Pathway seeking)과 이를 통해 해야 할 일과 겪게 될 장애물,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 등 여기에 포함된 일련의 모든 과정을 생생히 상상하는 “과정지향적 시각화(process-oriented visualization)”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하거든요.
C.R.Snyder의 실험과 조사연구에서 성취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믿음과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결국 경로탐색과 과정지향적 시각화를 활용했다는 것이겠지요.
그러기에 목표를 제대로 이뤄나가는 사람에게는 다음의 방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첫 번째는 앞서간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고 정보를 얻어 자신만의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고요. 혹은 앞서가지는 않았더라도 일단 다른 사람들의 의견, 외부관점을 모아보는 것입니다. 나의 인지편향을 조율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과정 중에 마주하는 장애물들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정하는 태도이지요. 수용이 이뤄져야 소목표들을 재설정하고, 단계적으로 해결해나는 것이 더 원활해질테니까요.
더불어 저는 이것도 제안을 해봅니다.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장애물들이 크게 없었거나 적었을 때, '계획대로구만!'이라는 마음이 들 때 "Lucky"를 외쳐주는 것입니다. 물론 목표를 위해 내가 한 열의와 노력들이 분명 있지요. 그렇지만 Lucky를 외쳐줌으로써 자부심과 더불어 내게 주어진 여건에 대한 감사함도 활성화시킬 수 있고, 다음 목표달성에서 내가 더 직관과 이성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