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 모음

당신은 행한 대로 받게 된다

psyglow 2025. 6. 9. 23:11

무슨 제목을 이리도 무서운 혹은 못마땅하게 다가오는 말로 적어놓았냐고요? 네. 우리가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되지 못하는' 이 지구 세계를 사람으로서 살아감에 있어서 진리에 가까운 격언일텐데요. ACT 서적에 나오는 말입니다.

오늘은 ACT의 수용전념 중에서 전념행동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인생에는 '중간 휴식' 이 없다. 리허설도 없다. 이는 매순간 당신이 어떤 행동 패턴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 순간 행동 패턴이 구축되고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당신의 관심사에 맞는 더 큰 행동 패턴을 확립해 나가는 것은 유익하다. (중략) 자신의 마음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패턴이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라. 지금 어떤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면, 당신의 행동을 통해서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 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 그 패턴이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다른 행동을 해야 한다. (중략) 행동 패턴을 확립하는 과정은 그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과 당신의 관심사에 맞는 더 광범위한 패턴을 확립하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것을 포함한다.

출처 :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속으로 들어가라

'중간휴식도 없고, 리허설도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정말 살아가는 날수가 더해질수록 우리의 삶의 경험이 저 말을 체감시키지요. 물론 어떤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그것의 달성 기일을 좀 많이 늘려서 잡을 수 있기는 할테지만, 어쨌든 그런 시간 지연조차 결국은 '좀 더 빨랐으면,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아쉬움의 감정을 가져다주니까요.

전념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책에서는 건강을 추구하는 value에 맞는 전념행동을 하는 것으로 예시를 들었습니다. 보면서 와 이거 나한테 하는 팩폭인가 싶었습니다. 하루 칼로리를 제한하고, 주 몇회 헬스장을 가고, 달달한 간식을 멀리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첫 일주일이 잘 진행된다고 적었더라고요. '허허, 거 의지력 대단합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전 다이어트에 한정해서는 완전한 작심삼일파라서요. 보면서 제 다이어트 성공 경험도 떠오릅니다. 물론 현재는 다시 요요가 온 전념이 깨진 상태이긴 합니다만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때에는 저는 그 작심삼일을 나름 열심히 이어붙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합니다.

전념함 - 전념이 깨짐

그리고 이런 경험이 연결되기도 하지요. 

전념함 - 전념이 깨짐 - 전념을 중단함

전념함 - 전념이 깨짐 - 전념을 중단함 - 전념이 깨진 것에 대해 안 좋게 느낌

더 나아가

전념함 - 전념이 깨짐 - 전념을 중단함 - 전념이 깨진 것에 대 해안 좋게 느낌 - 다시 전념하는 것이 두려움 (혹은 합리화하여 감정을 왜곡시킴) - 전념을 포기함

우리는 처음의 저 전념이 깨진 상태에서 

 전념함 - 전념이 깨짐 - 다시 전념을 지속함

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념이 깨짐이 줄어들면서, 전념을 중단하기를 그만두면서 고귀한 '적응적인 습관'이란 무언가를 받아들게 되지요. 

사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지만 잘 해나가고 있는 우리의 생활에서의 전념활동들은 꽤 됩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가진 출근 습관, 집안일, 자기 피부관리,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 등 어떤 일상적으로 잘해나가는 행동들이 그것이지요. 전념행동 할 때 저희 신랑을 예로 들어보고 싶네요. 주말 중 1일을 꼭 자기 셔츠 빨래, 집 청소기 물걸레까지 포함해 하기, 분리수거를 하는 습관을 아이가 태어난 즈음부터 잘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어느새인가 그 전념이 깨진 적이 언제인지 아득할 정도거든요. 이 기회를 빌어 사붓이 칭찬하며 앞으로도 자신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해보자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혹은 지금 어떠한 전념행동도 실행되지 못하는 심한 심리장애에 처해있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조차 전념행동을 한 과거력이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을 발견하며 우리가 '일종의 어떠한 전념행동을 하지 못하는 인간이다'라고 규정할 수는 없는 겁니다. 단지 어떤 가치 영역에서는 전념행동을 만드는게 좀 더 버거울 뿐인 것이지요. 

실은 저 두 번째 ▶에서 전념이 깨진 후 전념을 중단해버리면서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많은 자책과 불안, 심력이 소모되는 여러 감정들이 일어나는 것이 우리를 회피로 이끕니다. 그만큼 실패한다는 것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 꽤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용기와 거창한 다짐이 너무 많이 필요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근데 그조차 실은 우리가 너무 생각과 판단에 융합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뭔가 그런 불쾌한 감정들을 뛰어넘기 위해서, 그리고 확실히 나를 동기갖게 하기 위해서 커다란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은 것 말이지요. 예전에 김연아 선수가 운동 전 스트레칭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고 기자가 질문했을 때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고 했다고 했었지요. 그걸 최근에는 손흥민 선수도 공감한다고 이야기한 인터뷰도 나오더라구요. 우리는 김연아 선수나 손흥민 선수처럼 삶을 강하게 실패 없이 이끌어갈 수 있는 재능을 원하는 마음일 때가 있지요. 그러면서 너무 비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렇게 못 태어났으니 '이번 생은 망했다'로 규정해버리기도 하고요. 그러나 어쩌면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내는 것에는 그러한 재능보다도 전념 행동을 '그냥' 하는 마음의 모드가 실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그들 또한 너무 많은 매 순간의 실패들을 경험했고, 그것들을 딛고, 회피하지 않고 계속 일어섰으리라는 사실을 정중하고 겸손히 받아들일 필요도 있을 것이고요.